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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 책읽기/내가 읽은 책들

그리스인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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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니코스 카잔차스키는 1883년 터키의 지배아래 있었던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인 크레타 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터키로부터 독립전쟁을 하는 크레타 섬의 역사적 환경에서 자라났는데 실제 탄광사업을 하기도 했던 니코스 카잔스키는 같이 탄광을 운영했던 ‘기오르고스 조르바’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바로 이 책 ‘그리스인 조르바’.

본능과 직관에 충실한 자유인을 만나다.

“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책속에서 이상을 찾는다. 친구는 실천하지 않고 책속에서 파묻혀 있는 “나”에게 실천할 것을 권하며 조국을 위해 그리스인들의 구원을 위해 먼길을 떠난다. “나”는 친구의 말을 따라 광산을 하기 위해 크레타섬으로 떠난다. 그리고 조르바를 만난다.


조르바는 문자로 기록하거나 기록된 책/문자의 세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본능과 직관을 쫓으며 살아온 인간이다.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해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르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르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중략) 처음부터 분명히 말해놓겠는데, 마음이 내켜야 해요. 분명히 해둡시다. 나에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참혹한 현실속에서 삶의 이치를 깨달은 조르바

조르바는 “나”와 달리 행동과 경험에서 자유와 국가, 그리고 삶의 이치를 깨달았다. 전쟁을 겪고 무수한 여자와 사랑을 나누며, 온 갖 일을 겪으며 삶을 터득한 조르바는 명쾌한 인생의 해답조차 제시해주지 못하는 책 속에 파묻혀 사는 “나”를 이해지 못한다.
조르바는 수많은 나라에서 너무나도 많은 직업을 경험했고, 많은 여자와 사랑을 나눴다. 그리고 전장의 한복판에서 살인과 강간도 했다.


“내게는 저건 터키놈, 저건 불가리아 놈, 이건 그리스놈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두목 나는 당신이 들으면 머리카락이 쭈볏할 짓도 조국을 위해서랍시고 태연하게 했습니다. 나는 사람의 멱도 따고 마을에 불도 지르고 강도 짓도 하고 강간도 하고 일가족을 몰살하기도 했습니다. 왜요? 불가이라놈, 터키놈이기 때문이지요.”


“ 요새와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 저 사람은 나쁜 놈, 이런 식입니다.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이냐, 나쁜 놈이냐? 요새 내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 뿐입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가집니다”


조르바는 전쟁의 참혹한 현실에 새로운 가치관을 배운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나”의 고뇌와 그리고 현실에서 명쾌한 답을 내는 조르바의 이야기를 통해 터기와의 독립적쟁을 겪는 그리스인들의 삶과 아픔을 보여준다. 그리고 당시 그리스인, 정확히는 크레타섬의 생활풍습과 의식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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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살다

책 속에서 삶의 방향을 찾고자 모색하던 ‘나’를 부끄럽게 만든 건 야생마처럼 자유롭게 행동하는 조르바의 삶이다. 고행을 통해 천국에 이르려는 수도승들의 실체가 위선적임을 통렬하게 까발리는 조르바의 행동은 통쾌하다. 육체와 영혼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대하는 사고의 공허함을 벗어나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설파한다.


새끼 손가락 하나가 왜 없느냐고요? 질그릇을 만들자면 물레를 돌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왼손 새끼 손가락이 자꾸 거치적거리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도끼로 내려쳐 잘라버렸어요.”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고 일견 방탕해 보이면서 또 한 편으로는 순수함이 남아 있는 조르바는 니체가 말했던 ‘초인’의 이미지와 카잔차키스가 평생을 찾아 헤맸던 ‘인간을 속박하지 않는 지상의 신’에 가깝다. ‘오늘을 즐겨라(카르페 디엠 carpe diem).’를 충실하게 보여 주는 인물인 조르바는 삶에서 얻은 철학으로 책상물림인 주인공을 깨우치는 스승이자 벗이자 아버지이다. - 작품해설중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에서 자신의 영혼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으로 호르메스(그리스 민족시인), 베르그송(철학자), 니체, 조르바….를 꼽았다고 한다. 그가 생전에 마련해 놓은 묘비명에서 조르바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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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