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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중한 일상

전세 아파트 셀프 인테리어 도전기 - 화장실편

맘에 드는 전세집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전세집을 처음 알아볼때만 해도 깨끗해 보이던 집이 짐이 다 빠지고 막상 이사할 때가 되어 들어와보니 정말 엉망이었다.

전세집 자체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니 부동산에서 겨우 찾은 전세 매물이 나오면 결정의 시간은 오래 주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인테리어가 깨끗한 편이라면 거의 보는 순간 결정해야 한다.

이번 전세물건도 그런 편이라 생각했다. 24평 아파트에 비교적 깨끗하고 나무 마룻바닥과 천장이 최신에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것 같았고 다른 매물이 워낙 맘에 드는 것 없었기 때문에 거의 한시간 내에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집의 인테리어는 정말 이해가 안가는게 너무 많은 것 같다. 오래된 팬션에 온것 같은 약간 낡은 느낌의 나무 천장과 정말 정말 이상한 느낌의 각방의 전등들. 욕실의 바닥은 미끄럼 방지가 전혀안되는 흰색 타일. 욕실장은 거울도 없이 완전 개방된 상태. 신발장 전등은 들어오지도 않고 방문은 젯소만 칠하다 만건지 온통 얼룩덜룩 회색톤.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되야할지 몰랐다. 더군다나 벽지는 너무 오래되어 누렇게 바래고 찢어진 곳이 많아 이사하기 전날 수소문 하여 밤늦게 겨우 작업을 맡겨야 했다.

전세집이라 많은 돈을 투자하여 고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조금씩 고쳐보자는 결론을 내렸는데 바로 막노동 셀프인테리어의 시작이다. 요즘 하도 책이나 미디어에서 셀프셀프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겠지 하면서 일을 벌여본다. 하지만 이게 헬게이트의 초입이었으니...

방문 칠하기
방문 칠하기는 셀프의 기본이다. 그만큼 쉬울거라 생각했지만. 한번에 칠해지지 않는다는게 함정. 마트에서 산 냄새안나는 친환경 수성 페인트로는 열다섯번정도 칠해줘야 티가 좀 난다. 과장이 좀 심했나 ㅎㅎ

바닥타일을 고르는일

바닥타일은 거친부분이 포인트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당연한 거다. 계산해보니 100장 정도인데 2박스와 약간 더 필요한 정도이다. 한 박스에 2만3천원 정도이니 낱개로 살 수 있다면 아낄 수 있겠지만 업자는 박스째 아니면 안판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

누가 인테리어가 쉽다고 했던가를 마구 외치고 싶었던 공포의 타일작업
이제 공포의 하이라이트 욕실 타일 작업이시다. 타일 작업은 전엔 과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작업이지만 아이를 생각하는 부정이 몸을 움직였다. 미끄러운 타일에 아이를 방치할 수는 없는일. 우선 철거가 우선이기에 양변기를 떼내는 순간부터 나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원래 양변기는 가운데 정심을 고정하고 주위에 백시멘트를 발라 고정하는 것이라고 메뉴얼(온갖 블로그 포스팅 등)엔 나와있다. 이 백시멘트라는게 일반 콘크리트 시멘트처럼 단단하지 않아 변기를 양옆으로 잡아 당기면 원래는 깨지면서 변기가 빠지게 돼있다. 하지만 이눔의 집 인테리어는 어느 업자가 했는지 메뉴얼 대로 한게 하나도 없다. 알고봤더니 정심도 없이 시멘트로 온통 발라놓은 것. 엄청난 망치질에 겨우 깨서 뺄 수 있었다. 조각상 하나 만드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조금 깨진 부분이 생겼지만 다행히 쓰는데는 지장이 없다.

작업은 간단하다. (말로 아니 글로는) 기존 타일 위에 흙손 고대로 백시멘트를 바르고 타일을 붙여나가면 된다. 이때 타일의 크기보다 작은 곳은 타일 컷팅기로 잘라야 한다. 요게 두번째 포인트. 타일 컷팅기는 타일 가게에서 대여할 수 있으니 비싸게 주고 구매할 필요는 없다.

타일 작업을 하다보면 제일 힘든 부분이 예쁘게 정렬되지않고 삐뚤어진다는거다. 아마 이부분이 숙련된 작업자와의 차이가 아닐까. 반듯하게 아주 예쁘게는 안됐지만 이렇게 바른 타일에 어느정도 굳어진 후 메우는 용도의 백시멘트를 발라 넣으면 이제 어느정도는 완성!

정말 고단하고 힘든 작업이었지만 완성된 욕실을 가족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뿌듯하다.
이제 나의 셀프 인테리어 도전기는 계속 이어질듯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