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를 먹다 얼떨결에 끌려가다시피 했던 윤상, 유희열, 이적의 배낭여행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마추픽추에 다녀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처음 마추픽추로 여행을 떠난다 할 때 유희열은 말한다. 한때 자신의 꿈이 세계 7대 불가사의를 다 보는 것이었다고. 그리고 말을 잇는다. 그런 것이 자신의 꿈이었다는 것조차 잊고 살아왔었다고. 이 여행을 통해, 자신이 그런 꿈을 꾸었었다는 것을 상기하게 되었다고. 마추픽추를 꿈꾸었던 젊은 시절을 상기한 것만이 아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제는 예전만 못하다는 걸 슬금슬금 실감하게 되면서 자신감이 조금씩 떨어져 가던 시기, 오랜 벗들과 함께 힘들게 마친 여정을 뒤로 하고 유희열은 이 경험을 지렛대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한다.
이들의 모습이 멋져보였다. 이제 더이상 청춘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나이에 찾아온 꿈. 그래서 그들이 특별해 보였다. 온전히 나만을 위해 떠날 수 있는 여행을 기획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같이할 수 있는 길벗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마치 그들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벌써 10년이상 함께 했던, 청춘의 이름으로 만났지만 이젠 더이상 청춘이 아닌 우리들. 이젠 생업과 육아라는 공통된, 하지만 개별의 짐을 지고 삶의 무게를 이겨내야만 하는 우리들. 그래서 나는 이 여행을 감히 떠나자고 제안했다.
소중한 가족들을 떠나 귀중한 시간을 내서 참여하는 여행이니 만큼 온전히 기억에 남을 만한 걸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쉬운 여행이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여행에 조건을 걸었다. (1)나를 위한 여행이어야 할 것. (2)돈은 최대한 아껴써야 할 것. (3)편안히 쉬는 여행이 아닌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어야 할 것. (4)이 청춘의 여행을 통해 다시 힘을 얻을 것
그렇게 세명이 모이게 되었다. 나는 회사원, 한명은 의사, 다른 한명은 기자. 나만 빼고 모두 바쁜 사람들이라 일정을 빼기가 힘들었다. 대신 국내여행으로 토, 일을 포함한 2박 3일의 일정으로 계획한다. 하지만 그래도 많이 가보지 않은 곳, 2박 3일의 일정으로 소화할 수 있는 길지도 짧지 않은 루트를 고민하다 지인이 제주도 스쿠터 여행에 대해 말해주었다. 딱이다 싶었다. 편안히 차를 렌트해서 제주도 관광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여행의 모토는 쉬운 여행이 아닌 다시 청춘의 꿈을 찾는 것이기에.
그렇게 결혼해 애있는 다 큰 남자 세명의 제주도 스쿠터 여행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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