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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국외여행

미국여행 - 워싱턴 D.C 여행기 (1) - 감격의 상봉 그리고 스미소니언

4주간의 오스틴 출장을 마치고, 워싱턴 D.C에서 가족과 만나기로 했다. 4주간의 출장에 지치고 외롭기도 했고,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있던 차에 가족과 만나다는 생각에 설레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10시간의 장시간 경유를 해서 D.C로 들어오는 것이기에 밤 늦게 만나야 하기에 설레이는 시간만큼 기다리는 시간도 힘들었다.

10시간을 좁은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잘 견뎌준 딸래미. 그렇게 공항에서 마주하는 순간, 너무나 반갑고 기쁜 마음에 품에서 오랫동안 안고 있었다.



미국은 왠만해선 늦게까지 여는 식당이 없다. 10시가 넘은 시간에 호텔에 도착했기 때문에 허기진 속을 달래는 유일 한 방법은 배달. 마침 전단지가 있는 것을 보고, 약간 겁이 났지만 전화를 걸어 보기로 했다. 먼저 어디냐고 묻길래, 묵었던 호텔이름을 얘기 했더니, 주소를 불러달라고 한다. 이건 준비되지 않은 시나리오라, 헤매면서 얘기했더니, 거기서 주소를 찾아 맞느냐고 했다. 겨우 겨우, 그렇게 주소를 알려주고, 전단지에 있던 피자 종류를 시켰다. 피자는 20$ 정도 했던 것 같다. 배달을 시키는 경우 배달에 대한 팁을 따로 줘야 하기 때문에 25$를 준비해서 기다렸다.



한시간쯤 지나, 12시가 다되었을까, 전화벨이 울렸다. 로비라고, 배달왔으니 내려오라고 한다. 돈을 챙겨 내려갔더니, 호텔앞에 차 한대가 있고, 피자를 들고 있는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돈을 주고, 다 받아왔는데 왠지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올라와서 보니, 피자가 2개에 시키지 않은 랩같은 것들도 같이 있었다. 처음엔 서비스였나 생각을 했는데, 마침 다른 피자 박스에 적힌 이름을 보았다. 아마도, 배달을 잘못했거나, 배달하지 못한 피자를 서비스로 주겠거니 했지만, 이미 전화도 받지 않은터라 어쩔 수 없었다. 배가 고팠는지, 아니면, 실제로 맛있는 피자를 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온가족이 맛있게 먹었다. 내가 미리 근처 마트에 가서 사온 에일 맥주도 맛이 괜찮았다. Two Hearted Ale 이라는 물고기가 그려진 맥주.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호텔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곳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국립 항공우주박물관에 갔다. 워싱턴 D.C에서는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 관람이 무료이기 때문에 아무데나 그냥 들어가면 된다. 갈 곳이 너무 많아서 모든 곳을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동선을 파악하여 갈 곳을 미리 정해놓으면 좋다.



항공우주박물관은 생각보다 재밌지 않았다. 나는 휴스턴 나사 우주센터에 갔다온터라 시시하기도 했고, 딸래미에게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은 것 같아서 몇번 둘러보고 바로 나왔다. 하지만 이곳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었다. 규모면에서는 알아줘야 할듯. 이만한 박물관이 우리나라에 있었던가 생각이 들었다. 우주에서 가져온 운석이나, 실제 사용되었던 우주선등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나와서 들어간 어느 야외 갤러리에 큼직한 인공 연못이 있었는데, 오리 두마리가 있는걸 딸래미가 잡으려고 계속 딸라다녔다. 결국 두마리는 날아서 가버렸다는. 날 수 있었으면서 그렇게 헤엄쳐 다녔던 건 뭐였는지.



화창한 봄날 이라서 그냥 걸어다녀도 좋은 길이었다. 딸래미가 좋아하는 민들레 꽃씨가 여기저기 있어서 그거 불고 다니느라 쫓아다니기 힘들었다.




국립자연사 박물관은 역동적인 동물들의 박재된 모습에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포유류와 공룡의 화석등, 여러가지 볼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처음 우리를 반겨주었던 엄청나게 큰 코끼리 박제. 역동적인 모습이 살아움직이는 듯 했다.







실제 기린을 보는 듯한 모습에 넋이 나간 듯 바라보는 딸래미, 이날 기어코 기린 인형을 사야 했다. 지금은 가장 아끼는 이름이 팔(PAL)인 인형 친구. (이렇게 여행후기를 쓰는 동안 옆에서 딸래미가 팔을 샀던 이야기를 꼭 넣어주라고 얘기한다.)



암모나이트 화석, Please Touch! 라고 쓰여 있다. 나선은하와 닮은 암모나이트 화석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 와중에 찾은 한국 전시관, 미국에서 한국을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신기하고 기쁜일이다. 반가워서 찾았지만, 구경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한국이 그리 알려지지 않아서일까? 그래도 한글과 한국의 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구석이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올해 6월에 계약이 만료되서 문을 닫는 다고 한다. 아쉬운 소식이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배가 고픈 우리가 향한 곳은 내셔널 몰. 내셔널 몰은 동쪽 끝으론 국회의사당(The National Capitol), 가운데엔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서쪽 끝으론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이 자리잡은 워싱턴 D.C.의 정중앙에 위치한 거대 잔디광장이다. 이곳에서 근처 푸드트럭에서 사온 햄버거와 포테이토로 점심을 때웠다. 저런게 음료 포함 10$ 정도. 물가를 생각하면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저 멀리 미국 국회의사당 (Capitol)이 보인다.



그 다음 찾은 곳은 역시! 어린이가 좋아할만 한 곳. 쌩뚱맞게 내셔널몰 한켠에 이렇게 회전목마가 있었다. 지나가는 어린이들을 유혹하고 있었는데, 실은 이곳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날, Gwynn Oak 놀이공원의 회전목마를 탄 11개월 나이의 첫 흑인미국인이 아빠와 함께 사진으로 보도되면서, 이 회전목마는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되었으며 이후 이곳 내셔널 몰로 이전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