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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국외여행

텍사스 오스틴 (Texas Austin) 출장 / 여행기 (4) - 휴스턴 (Houston)

사실 오스틴은 텍사스 주의 다른 도시 (달라스, 휴스턴 등) 에 비해 작은 도시라서 별로 할게 없다. 지인이 소개시켜줬던 여행 루트도 반나절이면 다 돌 수 있고, 다운타운도 몇시간 도보로 돌면 다 돌아볼 수 있다. 그래서 오스틴을 벗어나는 여행을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우선 난 운전에 자신이 없었다. 운전에 자신이 없었다기 보다, 몇시간 운전하는 동안 도로의 속도제한을 제대로 못보거나, (미국은 과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경찰이 숨어보다가 과속 하는 차를 멈추게 한다.), 중간에 힘들때 휴게소에 들러야 하기 때문에 조금 망설여 졌다.


이 출장에 오기전 한국의 지인으로 부터 오스틴에 근무하는 CN이라는 직원에게 선물을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CN은 프로젝트 때문에 한국에 와본적 있는 인도 출신의 현지인이다. 선물을 전해주면서 간단히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주말동안 나에게 자신의 집이 있는 휴스턴에 여행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뜻밖의 제안에 미안하기도 해서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딱히 주말동안 할 것도 없어, 따라 나서게 되었다.



3시간 정도를 달려야 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전주 정도) 거리지만, CN은 주말마다 이거리를 혼자 운전한다고 했다. 회사가 바뀌면서 자택근무를 허용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주말부부가 되어야 했다는데, 옛날에 나도 주말 부부 했던 생각이 나기도 하고, 조금 안쓰럽기도 했다. 오히려 나에게 같이 가주는 동안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고 너무 고마워하지 말라고 한다.



미국에서도 우리나라 하이패스처럼 자동으로 톨비용을 납부 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EZ TAG라고 한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냥 스티커 모양이다. 밧데리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의 주말을 책임져 주었던 CN. 사실 그는 오래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데, 물류회사에서 일하면서 배에서 엔지니어로 오랫동안 일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도 여러번 방문한 적이 있다고. 속초나 부산, 인천항은 그에게 익숙한 지역이라고 한다. 북한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하는 그는 가족들이 모두 그 배에서 생활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CN의 부인인 Latha를 만나게 되었고, 바로 식사를 하러 갔다. 근처의 인도 음식점이었는데, 여러가지 음식을 시켜주셔서 다양한 맛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참고로 라타와 CN은 인도의 다른 주 출신인데, 만나게 되었고, 문화도 식성도 많이 달르다고 한다. 오늘 음식점은 라타가 먹을 수 있는 고기류와 음식문화가 있는 레스토랑이라고 했다.



휴스턴에서 제법 유명한 대학교라는 Rice University에 가서 잠깐 산책을 하고 야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탁 뜨인 광경과 웅장한 건물들이 학교의 위상을 말해주는 듯 했다. 밤에 보는 것과 낮에 보는 것이 차이가 있으니 내일 낮에도 다시 한번 와보기로 한다.



다음 날은 아침을 먹고, 휴스턴하면 떠오르는 나사 우주센터에 갔다. 휴스턴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주선을 컨트롤하는 센터가 있는 곳이다. "휴스턴! 휴스턴!! 응답하라!" 우주왕복선 인디펜던스를 실어나르던 실제 비행기를 전시했다고 한다.



매 정해진 시간별로 버스가 출발하여, 우주센터 곳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는데, 영화에서만 보던 곳을 이렇게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들의 관광객들로 붐비는 편이었다.



들어가지는 못하고 유리넘어로 아래를 볼 수 있게 해놓았는데. 우주에 가기전 각종 실험을 하거나, 우주인들을 훈련하는 곳이라는데, 정말 처음보는 많은 장비와 시설들이 있었다. 여러가지 기계장치와 로봇들을 보니, 정말 이곳이 나사우주 센터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 발사체를 전시해 놓은 이곳.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의 발사체이다. 아폴로 18용으로 만들어졌으나 미션이 취소되면서 이곳에 전시된 새턴 V라고 한다.



그렇게 나사 구경을 끝내고 그전날 갔던 라이스 (RICE) 대학교에 다시 갔다. 마침 교내에서 결혼식이 있어, 사진을 찍고 있는 신부와 신부친구들의 모습이 보인다.



어제 봤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의 학교 전경. 넓게 드리운 교정을 보면서 갑자기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평화롭고 조용한 곳에서 공부를 하면 잘될 거 같은데. 남부 텍사스에서 명문대학이라고 하는 이곳 라이스 대학교에서 간혹 한국말을 하는 학생들이 보였다.



다음으로 향한곳은 BAPS 스리 스와미나라얀 만디르. Mandir는 힌두교의 추종자들을위한 예배와 기도의 장소라고 한다. Mandir의 신성한 이미지와 예배 의식은 힌두교 철학에 따라 영혼을 신의 실현의 절정으로 승격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Mandir의 크기와 대리석에 새겨진 하나하나의 정교한 조각이 얼마나 숭고한 땀으로 이 절을 만들었는지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베지터리언인 CN을 위한 인도 음식점. 각기 다른 그릇에 다른 음식을 내어 주는데, 제각기 맛과 향이 다르다. 하지만 내가 먹기에도 부담없을 정도로 오히려 기름지고 짠 미국음식에 질려있을 때쯤 적당한 향신료의 맛이 달래주기까지 한다. 음식이 떨어지면 계속 채워주는 것으로, 특별한 음식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인도의 특징을 잘 말해주는 음식점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무사히 3일의 휴스턴 여행을 마치고, 돌어가야 하는 날. 3일간 내내 나를 따라주었던 강아지가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아침부터 내가 가는줄 알고 내가 신었던 실내화를 물어둘고 가지말라고 짖어댄다. CN의 가족들 모두가 나의 가족같았던 3일간. 그만큼 나에게 어떤것도 아낌없이 베풀어주었던 사람들. 너무나 감사하다.



가는 날까지 터미널에 배웅해주면서 무사히 가기를 기원해주었다. 미국에서 첫 버스를 타야하는 내가 걱정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안부 문자를 보내주었던 라탸. 터미널 밖은 홈리스와 약간 껄렁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 무서웠지만 터미널 안은 안전한 편이었다.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휴스턴에서 오스틴까지는 3시간 가량. 그렇게 무사히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