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서쪽으로는 영종도와 강화도 등 주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동쪽으로는 김포공항을 비롯한 서울특별시 전경이, 북쪽으로는 고양시가, 남쪽으로는 인천광역시가 펼쳐진다는 계양산. 인천으로 이사온지 1년여만에 드디어 계양산에 올랐다. 그것도 온가족이 함께. 가을이 가기 전에 어디라도 가기싶었던 나는 일요일 오후에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우리가 인천에 사는데 바로 앞에 있는 산에 올라봐야하지 않겠냐고. 그렇게 부랴부랴 짐을 싸서 급히 나선게 4시쯤이다. 아직 가을볕이 뜨거워 늦은 오후가 적당할 듯 싶었다.
둘레길 정도의 산책을 생각했던 와이프와 아이는 숨이 턱까지 올 정도의 경사를 올라가는 통해 힘들어 한다. 하지만 저 너머로 보이는 가을의 절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인천 곳곳에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들이 한눈에 들어올때쯤 억새가 반갑게 손 흔들며 인사한다.
높이 395m로 대체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가파른 경사와 많은 계단때문에 숨이차서 힘들다. 하지만 아내와 아이와 함께 한 첫 등반이라 그런지 정상에 올랐을 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6살짜리 아이와 산의 정상을 올라왔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심장이 터질듯이 정상까지 오르면서 땀에 흠뻑 젖은 몸은 정상의 시원한 바람에 금세 시원해 진다. 산을 오르는 이유는 정상이 있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그 모든 힘듦을 뒤로하고 느끼는 정상에 섰을 때의 희열이 있기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어쨌든 등산은 힘들다. 오후 늦게 오른 산의 해는 빨리 진다.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을 재촉한다. 다음에 오르는 계양산은 더 아름답기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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