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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국외여행

미국 여행 - 뉴욕 여행기 (2)


뉴욕에서의 둘째날은 지하철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말로만 듣던 뉴욕의 지하철을 타러 가는 동안, 정말 우리나라 지하철이 얼마나 깨끗하고 편리한지 생각했다. 정말 100년 묵었을 먼지와 어딜가도 나는 지린내가 진동했다. 또 개찰방식이 우리 8,90년대에 있었을 법한 기계식이어서 무섭기 까지 했다. 겨우 겨우 표를 뽑아서 (지폐가 잘 들어가지 않는데다, 카드는 인식이 될때도 있고 안될때도 있었다.),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지하철 내에서도 쾌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뭐, 누가 혹시 실례를 했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뉴욕에 있는 동안 지하철을 타는 내내 그러는 걸로 봐선, 그냥 이런게 일반적인가 보다 생각하게 됐다. 하여튼 뉴욕의 지하철은 정말 서민(?) 만을 위한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깨끗함,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다. 한손에 커피를 들고 맨해튼의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하는 뉴요커들 속에서 역사의 때를 가득 간직하고 있는 지하철과 역사는 아직 100년 전을 향해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향한 곳은, 예전의 세계 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있던 곳이다. 미국 뉴욕주 뉴욕시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 부지는 테러 이후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로 불린다.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면서 2700여명이 사망한 아픔의 장소다. 그라운드 제로는 폭발이 있었던 지표의 지점을 뜻하는 용어다. 쌍둥이빌딩이 무너질 때 그 파편 등이 주변으로 튀어 기존 7개 빌딩이 같이 붕괴·손상돼 부지 전체가 폐허가 된 탓이다.  이때 생겨난 잔해를 치우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두 동의 타워가 무너진 자리에는 정사각형 모양의 커다란 풀이 설치됐다. 각 풀마다 땅 밑으로 화강암벽이 있고 4개 면에서 모두 폭포수 같은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사각 구조물 외관엔 검은 동판으로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모두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곳이 쌍둥이 빌딩이 있었던, 하지만 테러로 인해 30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된 곳임을 상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911의 아픔을 뒤로 하고, 다시 다른 목적지를 위해 발을 떼었다. 로우 맨해튼은 좌우 폭이 좁기 때문에 지도로 보면 로우 맨해튼의 오른쪽에 있는 요즘 핫하다는 부르클린 다리를 가 보기로 했다. 



한참 걷고 있는 데, 도로밑에서 수증기가 나오는 곳이 있었다. 마치 영화에서 봤던 뉴욕 거리의 한장면 같아서 찍어보았다. 여기저기서 경적을 울려되는 자동차들 사이로 정신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뉴요커들이 보인다.



부르클린 다리로 가는 중에, 뉴욕시청이 있었는데, 그 앞의 분수대가 마치 겨울왕국에 나왔던 엘사가 얼려버렸던 그 분수대 같았다. 마치 엘사가 마법을 부려 물이 얼어버린 듯한 느낌으로 찍어보았다. 하지만 이날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아 비가와서 걸어가는 내내 표정이 좋지 않다.



드디어 도착한 부르클린 다리. 사실 부르클린 다리 위가 아닌 덤보를 가고 싶었지만, 목적지 설정을 잘못하는 바람에 다리 위를 와버렸다. 다리 중간까지가 상당히 긴 코스라서 오는 내내 힘들어 해서, 목마를 태워주는 한국인 아빠의 지친 모습을 뉴요커들에게 보여주고 말았다.



뉴욕에서 시작된 쉑쉑버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숙소 매니저가 맛있는 지점중 하나라고 한곳을 찾았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인근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들이 몰려 조금 혼잡했다. 겨우 줄을 서서 주문을 했다. 역시 미국에서는 주문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그들이 말을 빨리하는데다, 뒤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긴장되는 순간이다. 



그렇게 드디어 "원조" 쉑쉑버거를 받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작아 더블 버거를 하나 더 시켰다. 특이하게도 사이드 음료로 맥주도 파는데, 주문했던 일반 맥주(라거) 기계가 고장나서, IPA로 바꿔서 줬다. 추가 비용이 발생되었는지 물어봤는데,  "No worries, bro, I will pay for it" 라고 웃으면서 말해주는 흑인 아저씨가 고맙더라는!!!



겨우 자리가 나서 앉아 햄버거를 입에 문 순간에 드디어 미소가 번진다.  로우 맨해튼의 좌우 폭이 좁다고는 하지만, 세계무역센터에서 부터 브루클린 다리에서 다시 쉑쉑버거를 찾아 헤매는 동안 많이 걷고 배고파서, 힘들어 했다. 쉑쉑버거는 미국내내 먹었던 다른 버거보다는 확실히 우리 입맛에 맞는 편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쉑쉑버거와 IPA맥주로 속을 달래며 다리를 쉬게 했다.



드디어 배고픔을 해결한 그녀들은 한결 밝아진 모습이다. 우리는 아쉽지만 오늘 이렇게 로우 맨해튼의 여행을 접기로 했다. 비가오는 거리를 내내 걸은 데다, 아직 시차가 완전히 적응되지 않아서 피곤이 몰려왔다.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쉬기로 한다.



숙소에서 바라본 맨해튼의 거리는 어둑어둑해진 모습이다. 한참을 그렇게 숙소에서 쉬고, 헐크로 변하기 전 그녀들의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나왔다. 타임스퀘어는 언제나 처럼 사람들로 가득찼다.



온갖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가득찬 타임스퀘어의 거리에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이 축제의 한 장면 같았는데, 낮에 보았던 바쁜 일상의 맨해튼과는 사뭇 대조되는 장면이었다.



브로드웨이의 극장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뮤지컬들의 광고판들도 화려한 불빛속에 더욱더 빛을 발한다. 맘 같아서는 이곳에서 한편의 뮤지컬을 더 감상하고 싶지만 딸아이와 함께하기에는 무리이기에 다음으로 기회를 미룬다.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레스토랑, 지인이 소개해준 그냥 무난한 패밀리 레스토랑 (올리브가든)을 골랐다. 저녁시간이라 사람이 많기도 하고, 골라서 가기에는 그녀들의 배고픔이 통증으로 바꾸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 마침 우리에게 서빙해준 웨이터와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우리에게 한국사람이냐고 먼저 물어봤다. 바로 얼마 전 약혼한 여자분이 한국사람이라, 바로 얼마 전에 한국에 다녀왔다고 여러이야기를 해주었다. 친절한데다 반가운 마음에 팁도 넉넉하게 주었다. 배고픔을 해결한 그녀의 관심은 이제 째려보는 저 옆의 초콜릿 라바. 그렇다. 이곳은 M&M의 성지가 있는 곳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M&M매장을 구경했는데, 정말 초콜릿 매장이 이리 크고 다양한 물건을 파는 곳인 줄 처음 알았다.



물 만난 듯, 다양한 초콜릿들의 향연에 시차따윈 이미 잊은 듯 했다.





맨해튼의 밤은 어린이들에겐 꿈이었다. 그렇게 초콜릿으로 시작된 밤의 향연은 디즈니 매장으로 이어졌다. 



한참을 둘러본후 드디어 마음의 선택을 한 듯한 그녀.


 

그 후에도 우리는 매장의 여러곳을 둘러본 후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맨해튼에서의 두번째 밤이 깊어간다. 사실 이곳에서 이틀을 묵은 후, 테이크 투어 여행사를 통해 신청한 나이아가라 투어와 캐나다 여행을 한 후, 다시 맨해튼의 여행을 이어가기로 계획을 했는데, 다음은 뉴저지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기 때문에, 맨해튼의 밤은 오늘이 마지막인 셈이었다.


맨해튼의 중심지에서 숙소를 잡은 덕에 이렇게 마음놓고 밤에도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마지막이니 아쉽기만 하다. 나중에 한인민박의 카페에서 우리가 보낸 카톡을 소개하는 매니저의 반가운 소식을 볼 수 있었다.